십자수실 보빈에 감기

소파에 올려둘 등받이 쿠션에 수를 놓을 생각이다. 그것도 아주 화려한 색감과 모양새의 야생화로. 크기도 제법 큰 사이즈로 . 그러다보니 수실이 생각보다 훨씬 더 많이 필요하게 되어, 가지고 있는 실로 커버가 안되는 관계로 부득불 DMC 실을 몇 십 개 구매했다. 뭐, 가지고 있는 DMC 실이라고해봤자 동네 십자수 가게 망할 때 아무 생각없이 한개 100원에 쟁여둔 것들이 태반이라 색상도 제멋대로, 양도 제멋대로라 야생화를 수놓기에는 턱도 없이 부족한 게 사실이었기에 구매가 필요한 과정이긴 했지만 역시 돈이....ㅜㅜ


플라스틱 보빈과 같이 묶인 상품이길래 보빈에 감겨서 오는 줄 알았는데 웬걸 보빈 따로 실 따로다.=ㅅ= 옴마, 60개가 넘는 저것들을 다 어떻게 다 보빈에 감는단 말이야. 보빈에 감겨오는 줄 알고 붙이는 번호표도 주문 안 했는데 이러면 안된다 진짜. 보빈에 감다가 내 어깨 아작 나는 거 아냐.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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번호표도 뭣도 없을 때 이렇게 감으라고 어디선가 본 듯도 한데 그 가물가물한 기억도 정확한지 확신도 안 서고, 이렇게 감는 게 맞는지 아닌지도 모르고, 보빈에 감을 때 정석이 있는지 아닌지도 모르고, 보빈함에 정리할 때 순서가 있는지 아닌지조차도 모르고. 십자수라곤 해본 적이 태어나서 쥐뿔 한번도 없는 쌩초자가 대충 보빈에 감는 방법이 바로 요거다. 그래도 예쁘고 깔끔하게 감으려고 노력 많이 했다.ㅋㅋㅋㅋㅋㅋㅋㅋ


실과 보빈을 준비해주시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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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MC 번호가 적여있는 라벨지를 벗겨서 보빈 위에 딱! 올려주시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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번호가 적힌 쪽의 아래편 뒷면부터 시작하여 라벨지를 가로질러서 감아주시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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뒤쪽에서 일자로 감아서 다시 앞으로 실이 오도록 하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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X자 형태가 되도록 교차하여 감아주시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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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은 실은 어느 한쪽이 통통해지지 않도록 균형있게 잘 감아주면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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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빈에 감을 때, 실타래를 살살 흔들어서 중심을 갈라준 뒤 훌라후프처럼 손에 감아서 돌돌 돌려가면서 보빈에 감으면 엉키지 않고 잘 감기더라. 엉킬 기색이 살짝이라도 엿보이면 손에 감은 실타래 방향을 몇 번 바꿔주면 다시 잘 풀린단 말씀. 훗.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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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빈이 뭔지 몰랐던 시절, DMC든 MOCO든 앵커든 실이 생기는 족족 이렇게 지퍼백에 보관을 했더란다. 그렇게 하니, 맙소사, 뒤죽박죽 실끼리 엉켜서 장난이 아니네. 또 어떤 색이 있는지 잘 몰라서 있는실 또 챙겨오는 일도 빈번했고 말이야. 그래서 정리하는 김에 굴러다니는 얘들도 보빈에 감아두자 싶었는데, 아차 남는 보빈이 더이상 없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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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서 두꺼운 스케치북 커버지를 이용해 플라스틱 보빈이랑 똑같은 보빈을 나뒹구는 실 수만큼 만들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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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와 같은 방법으로 감아주면 짜잔~! 요렇게 예쁘고 깔끔한 애들로 재탄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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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 뒤 감은 실들을 다 모아서 보빈함에 정리하면 끝. 번호표대로 정리 안 하고 색상별 그라데이션으로 정리했다. 이렇게 정리해두니 잎이나 꽃의 농담을 살리는데 와아 진짜 어찌나 편한지 모르겠더라. 실을 쪽쪽 뽑아쓰기도 쉽고. 으히히히히. 비슷한 색깔의 MOCO수실도 몇 개 있었는데 대응표에 DMC <-> MOCO가 없어서 어디쯤에 끼워넣으면 좋을지 판단이 안서서 따로 뽑아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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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시 정리하니 이렇게 좋을 수가 없네. 자수 놓을 마음이 퐁퐁 샘솟는구만.ㅋㅋㅋㅋㅋㅋㅋ 박살나게 힘내서 쿠션을 아주 그냥 여러개 막 만들어야겠다.ㅋㅋㅋㅋㅋㅋ


아, 그리고 8M짜리 실을 보빈에 감기를 70여번을 반복하다보니 자동으로 얻게 된 교훈 한가지. 돈 100원에 나의 어깨를 팔아넘기지 말자, 는 것. 보빈 따로 실 따로 해서 500원짜리 상품보단, 보빈에 감아주는 600원짜리 상품이 낫겠다, 뭐 그런 얘기 되겠다. 몇 십개가 모이면 금액이 꽤나 커지긴 하지만, 몇 시간을 어깨 빠지도록 실 감다보면 절로 이런 생각이 들 게 된다. 뭐, 이렇든 저렇든 돈을 희생시킬 지 내 어깨를 희생시킬 지는 본인이 판단할 일이긴 하다.ㅋ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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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에쎈

2011/12/26 16:38 2011/12/26 16: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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