플라스틱 보빈과 같이 묶인 상품이길래 보빈에 감겨서 오는 줄 알았는데 웬걸 보빈 따로 실 따로다.=ㅅ= 옴마, 60개가 넘는 저것들을 다 어떻게 다 보빈에 감는단 말이야. 보빈에 감겨오는 줄 알고 붙이는 번호표도 주문 안 했는데 이러면 안된다 진짜. 보빈에 감다가 내 어깨 아작 나는 거 아냐.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번호표도 뭣도 없을 때 이렇게 감으라고 어디선가 본 듯도 한데 그 가물가물한 기억도 정확한지 확신도 안 서고, 이렇게 감는 게 맞는지 아닌지도 모르고, 보빈에 감을 때 정석이 있는지 아닌지도 모르고, 보빈함에 정리할 때 순서가 있는지 아닌지조차도 모르고. 십자수라곤 해본 적이 태어나서 쥐뿔 한번도 없는 쌩초자가 대충 보빈에 감는 방법이 바로 요거다. 그래도 예쁘고 깔끔하게 감으려고 노력 많이 했다.ㅋㅋㅋㅋㅋㅋㅋㅋ
실과 보빈을 준비해주시고,

DMC 번호가 적여있는 라벨지를 벗겨서 보빈 위에 딱! 올려주시고,

번호가 적힌 쪽의 아래편 뒷면부터 시작하여 라벨지를 가로질러서 감아주시고,

뒤쪽에서 일자로 감아서 다시 앞으로 실이 오도록 하여,

X자 형태가 되도록 교차하여 감아주시고,

남은 실은 어느 한쪽이 통통해지지 않도록 균형있게 잘 감아주면 끝!

보빈에 감을 때, 실타래를 살살 흔들어서 중심을 갈라준 뒤 훌라후프처럼 손에 감아서 돌돌 돌려가면서 보빈에 감으면 엉키지 않고 잘 감기더라. 엉킬 기색이 살짝이라도 엿보이면 손에 감은 실타래 방향을 몇 번 바꿔주면 다시 잘 풀린단 말씀. 훗.

보빈이 뭔지 몰랐던 시절, DMC든 MOCO든 앵커든 실이 생기는 족족 이렇게 지퍼백에 보관을 했더란다. 그렇게 하니, 맙소사, 뒤죽박죽 실끼리 엉켜서 장난이 아니네. 또 어떤 색이 있는지 잘 몰라서 있는실 또 챙겨오는 일도 빈번했고 말이야. 그래서 정리하는 김에 굴러다니는 얘들도 보빈에 감아두자 싶었는데, 아차 남는 보빈이 더이상 없네.


그래서 두꺼운 스케치북 커버지를 이용해 플라스틱 보빈이랑 똑같은 보빈을 나뒹구는 실 수만큼 만들어서,

위와 같은 방법으로 감아주면 짜잔~! 요렇게 예쁘고 깔끔한 애들로 재탄생~!

그런 뒤 감은 실들을 다 모아서 보빈함에 정리하면 끝. 번호표대로 정리 안 하고 색상별 그라데이션으로 정리했다. 이렇게 정리해두니 잎이나 꽃의 농담을 살리는데 와아 진짜 어찌나 편한지 모르겠더라. 실을 쪽쪽 뽑아쓰기도 쉽고. 으히히히히. 비슷한 색깔의 MOCO수실도 몇 개 있었는데 대응표에 DMC <-> MOCO가 없어서 어디쯤에 끼워넣으면 좋을지 판단이 안서서 따로 뽑아뒀다.

역시 정리하니 이렇게 좋을 수가 없네. 자수 놓을 마음이 퐁퐁 샘솟는구만.ㅋㅋㅋㅋㅋㅋㅋ 박살나게 힘내서 쿠션을 아주 그냥 여러개 막 만들어야겠다.ㅋㅋㅋㅋㅋㅋ
아, 그리고 8M짜리 실을 보빈에 감기를 70여번을 반복하다보니 자동으로 얻게 된 교훈 한가지. 돈 100원에 나의 어깨를 팔아넘기지 말자, 는 것. 보빈 따로 실 따로 해서 500원짜리 상품보단, 보빈에 감아주는 600원짜리 상품이 낫겠다, 뭐 그런 얘기 되겠다. 몇 십개가 모이면 금액이 꽤나 커지긴 하지만, 몇 시간을 어깨 빠지도록 실 감다보면 절로 이런 생각이 들 게 된다. 뭐, 이렇든 저렇든 돈을 희생시킬 지 내 어깨를 희생시킬 지는 본인이 판단할 일이긴 하다.ㅋㅋㅋㅋ.
Posted by 에쎈
